오순남 기사입력  2020/12/15 [20:28]
〔기고〕 선배의 품격...‘박수’, ‘명예’, ‘가치’의 모든 것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20198월 경기 고양시 K국장이 돌연 명예퇴직(이하 명퇴)을 신청하자 주변사람들은 의외의 상황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토목직인 K국장의 명퇴는 16개월이나 남겨둔 시점으로 그의 퇴직은 말들을 낳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K국장의 아니라고 해도 ‘Y시티 기부채납 관련 책임회피라거나이재준 시장이 최성 전 시장의 주요도시개발 사업에 대해 옥죄는 자괴감 때문이라는 등 갖가지 말들이 나돌았다.

그러나 기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가 지금도 말을 아끼니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K국장 지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명예품격의 선택이었다고 감히 말하겠다.

K국장이 갑자기 명퇴를 낸 시점은 20197월 하반기 정기인사가 보름이 조금 지난 이후다. 당시 그는 기술 직렬에서는 유일한 부이사관(3) 승진 후보자였는데도 배제됐다.

더구나 3급 자리인 도시교통정책실장이라는 보직조차 서기관(4)으로 승진한지 6개월 정도인 후임자가 발탁되면서 그는 단순한 배제보다는 공개적으로 치욕을 당한 셈이 됐다.

시장과 머리를 맞대고 일해야 할 고위직이 신임을 얻지 못하고 공개적으로 배척당하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자존심을 누르고 버티거나 과감하게 을 던지는 것이다.

그는 쉽지 않았겠지만 연연하지 않고 을 내려놓는 선택을 했고 자존심을 지키며 후배가 일찍 승진하는 길도 열어줬다.

또 한 가지 사례도 있다. 공직생활 40년의 토목직 K과장은 20191월 상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뒤늦게 일반퇴직을 신청했다.

여기서 뒤늦게라고 표현한 것은 본래 K과장은 20186월말이 명퇴예정이었으나 이보다 6개월이 지나서야 퇴직했기 때문이다.

당시 K과장은 일찍 못 떠나서 미안했습니다. 후배들에게는 미안한 마음 뿐 입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결과가 그렇게 됐지만 사실은 공직생활에 염증을 느낀 K과장은 새로운 길도 찾고 후배들에게 길이라도 터주는 마음에 오히려 명퇴 1년 전인 20176월께 조기퇴직을 신청을 했다.

그러나 수사기관에서 조사 중이라는 회신으로 인해 무산됐고 수사기관의 지지부진한 조사로 2년이 더 지나고 난 2018년 말에서야 혐의 없음이라는 종결통보를 받고서야 족쇄가 풀렸다.

가족은 물론 주변의 지인들은 그에게 상황이 이렇게 된 것 6개월 더 할 수 있는 공직을 채우고 나가기를 권했다.

하지만 K과장은 조기퇴직 당시 먹었던 초심을 잃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기왕이면 정기인사 전 퇴직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서둘러 을 떠났다.

당시 K과장은 "떠날 때가 됐는데도 마음대로 안 되고 나 때문에 승진이 늦어진 후배들보기가 민망해 눈치를 보느라 마음이 아팠다"고 술회했다.

현재 고양시 공무원들은 3개부서()53개 팀 238명의 인력을 충원하는 조직개편에 따른 대폭인사로 어느 때보다 관심이 많다.

말이 13개부서의 53개 팀이지 사무관(5)이상만 하더라도 올해 말 명퇴예정자만 25명인데다 예정대로 부서가 신설된다면 38명의 승진요인이 생긴다.

6급의 경우도 승진은 했지만 수년 동안 보직을 갖지 못한 공무원이 200명이 넘는 상황에서 명퇴예정자와 조직개편에 따른 자리까지 합하면 적체가 상당부분 해소된다.

이런 상황 속에 명퇴기간을 넘겼거나 앞두고 있는 두 명의 기술직서기관과 1년 전 건강 때문에 병가를 냈던 행정직서기관의 거취가 관심을 끌며 설왕설래하고 있다.

기술직서기관 한명은 지난 6월말 명퇴를 해야 했지만 수사기관의 수사로 인해 퇴직 처리가 안됐던 상황이고 또 다른 서기관은 올해 말 명퇴를 앞두고 있지만 수사 중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올해 말 명퇴를 앞둔 서기관은 아직까지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명퇴를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6월말 명퇴예정이었던 서기관은 감사원 징계와는 별도로 최근 수사기관으로부터 혐의 없음으로 종결돼 일반퇴직이 가능하다.

그러나 항간에는 이 서기관에 대해 시장의 만류에 따라 공직이 끝나는 내년 6월까지 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말들이 돌고 있다. 후배공무원들은 설마하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20191월 승진한 행정직서기관은 승진이후 1년 교육을 다녀와 복귀했으나 곧바로 건강문제로 명퇴의사를 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육관련 비용문제로 인해 명퇴를 하지 않고 1년의 병가를 얻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병가가 끝나면 명퇴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명퇴가 아닌 복직을 원하고 있다.

수많은 공무원들도 그렇지만 당장 1~2년 공직생활을 남겨둔 공무원들은 공개적으로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고 만 태우고 있다.

한사람의 서기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서기관, 사무관을 비롯해 6~8급 등 당장 5명이 연쇄적으로 승진을 못하니 그럴 만도하다.

사정이 이러자 기자가 아는 전직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듯이 물러설 때 물러서는 것도 을 지키는 일로 후배들에게 피해주지 말고 훌훌 털어내야 한다억지로 자리를 유지해 봤자 실상 도 제대로 서지 않고 민간인이 되면 곧바로 후회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뼈있는 말이다.

누구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개인의 진퇴여부를 가름하거나 강요할 수는 없다. 옳다’,‘그르다를 대놓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저변에 깔려진 정서는 분명하다. 앞서 두 전직 공직자들의 이야기처럼 선배의 품격명예를 지키는 것이 더 가치있는 일 아닐까 싶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뉴스탑1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포토〕 ‘인구 100만 특례시’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서울‧한양컨트리클럽, 덕양구에 ‘사랑의 밥솥’ 나눔 /오순남
일산소방서, 제12대 권용한 일산소방서장 취임 /오순남
고양시의회, 제251회 임시회 12일 개회 /오순남
고양시, 병원종사자 3명 등 21명 코로나19 확진 /오순남
고양시 식사역 신설 청신호...대곡~고양시청~식사 도시철도 트램 도입 /오순남
고양시, 요양원 추가 확진 2명 등 25명 코로나19 확진 /오순남
고양시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 체육대회 개최 /오순남
고양시, 요양병원 1명 등 27명 코로나19 확진 /오순남
원마운트 야외 스케이트장·썰매장 9일 개장 /오순남
명지병원, 생활치료센터 코로나19 환자 치료 전담 /오순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