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공무원노동조합(이하 공노조) 구석현 위원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그동안 갈등을 빚은 반대 측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7일 공노조에 따르면 구 위원장은 지난 23일 노조게시판을 통해 ‘2020년을 마무리 지으며’라는 제목으로 ‘2020년 12월 29일부로 위원장직에서 사퇴한다’는 글을 올렸다.
공노조가 지난 22일 구 위원장 해임 안건이 상정된 임시총회를 오는 30일 진행하겠다는 공고를 한 상태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런 상황은 구 위원장이 2019년 회계감사결과 노조차량을 개인차량처럼 사용하고 초과근무수당부당 지급 등이 드러나는 등의 배임과 횡령혐의 등을 받으면서 초래됐다.
이로 인해 공노조는 지난 6월말 대의원 회의를 열고 ‘직무정지 6개월'을 의결했으며 구위원장은 이에 반발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법적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공노조는 운영위원회와 대의원 대표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해 위원장으로 장혜진 부위원장을 선출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구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자 1750여 명에 달했던 노조원들이 대부분 탈퇴하고 33명만 남은 상태가 됐다.
이들은 구 위원장이 소집해 지난 11월 킨텍스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구 위원장 해임을 시도했다. 그러나 구 위원장은 정족수미달로 개회 7분 만에 폐회하면서 결국 조합비 2000여만 원만 낭비하고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이런 상황에서 구 위원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엇갈린 의견으로 시끌거리고 있다.
구 위원장은 사퇴의 변으로 “여러 가지 법적 다툼도 생각해 봤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더 이상 시간과 노력을 쓰기 싫어서 사퇴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또 "이미 시작한 여러 가지 송사도 객관적 판결을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올해가 가도 아직 결론 난 것이 없다"고도 했다.
이어 "특히 일반 조합원들께는 정말 죄송하게 생각 한다"며"총알이 빗발치는 듯 직면한 현실 속에서 제 한 몸도 가누지 못하고 조합원들을 챙기지 못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에 일부 노조원은 측은 “자진사퇴를 권고해 왔고 위원장의 결단이 ‘해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막은 것에 대해 심심한 감사를 전하는 바”라며 환영의 뜻을 비쳤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구 위원장의 법적 처벌, 공직 사퇴 등을 거론하면서 비판하고 나섰다.
한 공직자는 "위원장이 행한 일은 공무원이 해선 안 될 상상도 못 할 불법이다"며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직자도 “2년 전 거의 모든 공직자들의 기대 속에 출범한 노조를 진흙탕으로 몰아 넣어 실망시킨 죄가 적지 않다”며“해임하고 잘못과 횡포를 부렸던 것에 대한 책임을 지워야한다"고 질타했다.